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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

나는 왜 회사를 싫어하는가?

by 지혜의 항구 2023. 3. 30.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상하구조

내가 회사를 싫어하는 이유는, 몇 푼 안 되는 월급을 주는 대가로 굽신거리는 것도 싫고, 누군가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기 때문입니다. 청년 때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고 살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내가 왜 이러고 살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때론 인격적인 모욕도 참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의문이 들 때 이젠 자립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의 특징은 상하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개 임원은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이사 이런 식입니다. 다음 중간관리직에는 부장> 차장> 과장> 계장 이런 순입니다. 실무담당은 대리> 주임> 사원> 인턴입니다. 군대를 다녀온 1인으로서 부대의 상하명령식 구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나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효과적인 경영을 위한 것입니다. 이런 구조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존중하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안장을 차면 사람이 달라지듯이 회사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를 잡아먹을 듯, 본인은 인간일개미처럼 일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요? 효과적인 생산성을 위한 일꾼들로 바뀌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수평구조의 회사들도 많이 생겨나긴 하지만 아직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다. 회사 생활을 하면 할수록 나라는 존재의 존엄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자영업을 하게 된 이유

바로 제가 자영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나만의 스타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갑질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그것은 극히 소수의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직업에 존중해 줍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손님들에게는 소심한 복수를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라면 나름의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영업을 한다고 자동으로 상하구조를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자영업 역시 운용하기 때라 돈을 주는 손님을 왕으로 모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카페를 시작하면서 결심했습니다. 커피 한잔만큼의 서비스는 하겠지만 그 이상은 나의 선택에 의해서, 자발적인 마음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손님을 대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으며 감정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으로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자영업을 하면서 돈을 엄청 벌어야겠다는 생각이나,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서비스를 손님들에게 할 수 있습니다.

자영업은 운영자의 마인드에 따라 회사처럼 일할 수도 있고, 자신의 존엄을 지키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두 번째 방법을 택한 셈입니다. 손님들의 피드백도 듣지만 결국 선택은 나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모든 손님을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없는 일입니다. 다 자기 손님이 있는 법입니다. 주인과 손님의 궁합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야 단골손님도 만들어집니다. 저도 마음에 안 드는 손님이 있습니다. 그런 손님들은 조금 멀리합니다. 왜냐하면 먼저는 내가 상처나 스트레스를 받기 싫기  때문이고, 그 손님도 저의 감정적인 불편함의 영향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의 손님들도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고 리얼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일한다

지금 13년째 한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0년 단골은 기본입니다. 딱히 잘하는 것 없어  이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카페를 운영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이제 지겨울 만 한데 아직까지 재미있으니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몇 년 더 카페를 운영하다 강원도 바닷가가 가까운 한적한 곳에서 여기보다 더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놀듯이 일할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비참한 것은 남의 밑에서 잔소리나 들으며 일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굳이 그렇게 살지 않아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없다면 만드는 게 인간의 능력 아니겠습니까? 조금 덜 벌더라도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켜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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